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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맥추절 설교 끊어살기의 정수 
본문 사사기 11:1-11 
날짜 2016-07-10 
설교자 전용표 목사 

  느티나무나 소나무에 비해 가는 대나무가 높이 자랄 수 있는 비결은 마디에 있습니다. 마디가 있어서 지탱이 되고 마디에서 새로운 가지가 시작됩니다. 우리 인생도 대나무처럼 마디가 중요합니다. 마디가 있을 때 인생이 견고해집니다. 마디가 있을 때 대나무처럼 거기서 새로운 인생길이 열리고 삶의 지혜가 생겨납니다.

 인생의 마디는 저절로 생기는 것과 스스로 만드는 것이 있습니다.

 제가 담당했던 청년 중에 부산부경대학에서 조정선수로 활동하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키가 190이 넘는 장대한 아낙자손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어려서부터 전문운동선수의 길을 걸어온 청년이었는데, 그 길을 접어야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신장이 좋지 않은 누나에게 신장 한 쪽을 이식해 준 것입니다. 신장 한 쪽으로는 일상생활은 지장이 없으나 전문운동선수의 길은 힘들었습니다. A코스 인생에서 B코스 인생으로 인생길을 갈아타게 되었는데 쉽지가 않지요. 운동만 하던 사람이 공부를 한다는 것이! 모든 것이 생소하고 새로 배워야만 했습니다만, 인생길을 갈아타도 거기에 또 다른 인생은 있었습니다. 중학교 실력도 안 되는 공부실력으로 시작을 했지만 부단(不斷)한 노력 끝에 학점을 이수하고 졸업을 하였고, 이런저런 자격증도 취득해서 지금은 어엿한 사회인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생은 A코스만 있는 것이 아니라 B코스 C코스 무수한 코스의 인생길이 있습니다. A코스가 아니면 알 될 것 같지만 가보면 거기에도 여전히 인생은 있습니다. 살아가다 마디를 만나면 인생이 끝날 것만 같지만 실은 거기서 새로운 인생이 열리는 것입니다.

 이렇듯 선택과 상관없이 겪게 되는 인생의 큰 변화나 큰 어려움으로 인해 생겨나는 인생의 마디가 있습니다. 굴곡을 많이 겪은 인생일수록 인생의 마디도 많아서 때로는 매끄럽지 않아 보이지만 실은 마디들로 인해 더 견고하고 강한 인생이 됩니다. 그렇게 볼 때 인생의 마디라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꼭 필요한 것입니다.

 

 

 

 

 “매듭을 짓고 살아라!”

 

 

 

 또 하나의 인생의 마디가 있습니다. 스스로 만드는 마디로서 인생을 잘 끊어서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인생을 사는 고난이도(高難易度)의 기술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본문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살 때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하며, 일주일을 어떻게 살아야 하며, 한 달을 어떻게 살아야 하며, 일 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하나님께서 삶의 지침을 이스라엘에게 주신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28장부터 시작해서 29장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요약해서 말씀드리자면 이렇습니다. 하루를 바로 살기 위해서는 아침저녁으로 하나님께 번제를 드리라고 하십니다. 28장 3~4절을 읽어봅시다.

 

 또 그들에게 이르라 너희가 여호와께 드릴 화제는 이러하니 일 년 되고 흠 없는 숫양을 매일 두 마리씩 상번제로 드리되 어린 양 한 마리는 아침에 드리고 어린 양 한 마리는 해 질 때에 드릴 것이요(28:3,4)

 

 일주일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도, 한 달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안식일에 하나님께 번제를 드리고, 매월 초하루에 하나님께 번제를 드리라고 하십니다. 9절과 11절을 읽습니다.

 

 안식일에는 일 년 되고 흠 없는 숫양 두 마리와 고운 가루 십분의 이에 기름 섞은 소제와 그 전제를 드릴 것이니....(9)

 초하루에는 수송아지 두 마리와 숫양 한 마리와 일 년 되고 흠 없는 숫양 일곱 마리로 여호와께 번제를 드리되....(11)

 

 왜 이렇게 하라고 하실까요? 하루를 제대로 사는 방법은 시간의 주인이자 내 인생의 주인이며, 온 세상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붙들고 사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분을 높여드릴 때 그분이 내 인생길을 열어 가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아침 번제입니다. 그리고 하루를 돌아보며 회개할 것은 회개하고 결국 마지막에는 모든 것을 감사로 마무리 짓는 것, 이것이 저녁번제인데,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이런 것입니다. 하루를 살면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까?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일이 생기고, 사람들과도 숱한 감정들이 교차됩니다. 같은 하루가 아닌 것입니다. 하루를 마감할 때 이것을 정리하고 끊어줘야 합니다. 인생은 잘 끊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장 퇴근하고 집에 들어올 때 문밖에서 직장일은 털어버리고 들어와야 합니다. 가정을 직장의 연장선으로 만들어서는 곤란합니다. 휴가 갔으면 잊고 휴가만 즐겨야 합니다. 휴가 간 사람 찾는 사람은 나쁜 사람입니다.

 마음에 그대로 쌓아둔 채 내일을 맞으면 새로운 하루가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쌓이니까 사는 것이 힘이 들고, 한 번 꼬인 관계는 영영 풀리지 않는 것입니다. 마음에 병이 들고 관계에 병이 들고 인생이 병이 드는 것 아닙니까? 반드시 회개와 감사로 마무리를 지어야 합니다. 그래야 매듭이 지어집니다. 대포집에 가서 알콜 들이킨다고 매듭이 지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서 회개와 감사로 매듭지을 때라야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볼 때 저녁 번제는 하루를 끊어주고 내일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정리의 시간이자 창조의 시간입니다. 그런 시간을 갖고 사는 것이 인생을 바로 사는 길이라고 지금 하나님께서 구체적으로 사는 방법을 교육하시고 계신 것입니다. “너희가 하루를 제대로 살려면 나를 주인으로 인정하고 시작하고, 내일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회개와 감사로 매듭을 짓고 잠자리에 들어라!”

 일주일을 제대로 사는 원리도 한 달을 제대로 사는 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을 높여드리는 예배로 시작하는 것이고, 회개와 감사로 매듭을 짓고 마무리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이렇게 매듭을 짓고 사는 인생과 1년 치 10년 치 30년 치 인생을 무져 놓고 매듭 없이 사는 인생이 차이가 얼마나 날까요? 계산기로 아무리 두들겨도 답이 나오지 않을 만큼의 차이가 날 것입니다.

 

 

 

 

 “그리 아니실라도 감사하라!”

 

 

 

 맥추절(麥秋節)은 이스라엘에서는 보리 밀을 추수하고 난 뒤 지키는 절기이지만 오늘날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반년을 살고 난 후 상반기를 결산하면서 지키는 절기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결산을 하고 마감을 해야 합니다. 감사할 것을 찾아내어서 감사하시고, 지금 당장 감사거리가 아니라고 여겨지는 것을 의지적으로 감사하십시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8:28)라고 하셨습니다. 결국 선이 되게 해 주실 것을 믿고 감사하는 것입니다. 거기에 큰 은혜를 부어주십니다.

 그토록 기도하고, 참아주고 애정도 쏟아 부었지만 끝끝내 변하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야속하지요. 그러나 서운함과 야속함으로 매듭짓는 것은 정말 아무런 변화도 가져오지 못합니다. 간절히 기도하고 바랐는데 변하지 않은 사람이 있거나 상황이 있을 때 감사하십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는 그 감사가 나를 변화시킵니다. 상대가 아닌 환경이 아닌 내가 바뀌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기도 응답이며 분에 넘치는 은혜입니다. 이것이 의지적으로 감사하는 자에게 부어주시는 첫 번째 은혜요, 두 번째는 새로운 길을 열어주시는 은혜입니다.

 

 장기기증 뿐 아니라 재산기증을 통해 나눔운동을 실천하는 <기독교장기재산기증협회>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이 단체의 회장이 박지태라목사님인데, 이 분이 이런 좋은 일을 하게 된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박목사님이 서울에서 개척 7년 만에 교회가 크게 부흥했습니다. 당시 한창 개발되던 수서지구에 종교부지를 분양받아 예배당을 짓게 되었습니다. 한 장로님에게 건축에 관한 모든 권한을 맡기고 기공예배를 드리고 건축을 시작하는데, 그만 이 장로님이 그 땅을 몰래 팔아버리고는 돈을 챙겨서 도망을 쳤습니다. 교회가 시험이 들고 교인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목사님은 많은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힘들었던지 목사님은 자살까지 생각했지만 차마 신앙양심상 차마 죽지는 못하고 지하 월세방을 얻어 살면서 택배기사를 하면서 빚을 갚아나갔습니다. 그 장로님만 생각하면 가슴에 불덩어리가 오르락내리락 하더랍니다. ‘그 인간 만나면 반드시 내 손으로 죽이고 말리라!’ 살인까지 하겠다고 마음으로 다짐하며 사셨습니다. 기도하려고 앉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기도가 나옵니다. “하나님, 더 살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제발 그 인간 제 손으로 죽이고 저도 죽을 수 있게 해주세요!” 그러던 어느 날 운전을 하며 가는데, 라디오 기독교방송을 통해서 로마서 12장 21절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말씀이 나와요. 그 순간 그 말씀이 이 목사님 마음을 파고 들었습니다. 목사님이니까 얼마나 잘 아는 말씀이었겠습니까? 잘 아는 말씀도 어떤 때는 마음을 파고 들 때가 있습니다. 성령의 역사하심이지요. 마음에 응어리졌던 돌덩이라가 녹아내리기 시작하는데,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이 막 터져버린 것입니다. 더 이상 운전을 할 수 없어서 차를 길옆에 세우고는 울면서 기도합니다. 죽을 마음 품고, 죽일 마음 품고 살았던 것에 대해 회개의 기도가 끊임없이 흘러나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정신없이 울면서 회개하다가보니 회개가 감사기도로 바뀌더랍니다. 이런 악한 마음을 품고 산 사람에게 이런 은혜를 부어주신 것이 그렇게 감사할 수 없더랍니다. 심지어는 이런 은혜를 주시려고 그런 사람을 만나게 해주신 것도 감사하게 되더랍니다. 두 시간을 차안에서 혼자서 부흥회를 하고 나니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습니다. 얼마나 기쁜지 혼자서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찬송을 부릅니다. 몇 년 만에 처음 웃어보는 웃음이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고통스럽게 사는 사람들에게로 마음이 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장기가 필요한 사람에게 자신의 장기를 한쪽 떼어주게 되었고,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장기기증운동을 본격적으로 펼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새로운 인생을 열어주신 것입니다. 그분은 그래요. 그때 돈 챙겨서 도망친 장로님은 내 인생의 면류관이라고! 하나님께서 그분 통해서 이런 귀한 일을 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인생길을 바꾸어주셨다고! 말만 그렇게 하지 않으시고, 우연한 기회에 그 원수같은 장로님을 만나게 된 일이 있었는데, 그 분을 끌어앉고 용서해주었다고 합니다.

 

 대나무에 마디가 생기고 나무에 나이테가 생길 때는 생채기를 겪습니다. 아픕니다. 고통스럽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있어야 마디가 생기고 매듭이 지어집니다. 오늘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생에 갖가지 재료를 주시어서 견고하게 지탱해 줄 수 있는 마디를 만들어가고 계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인생을 제대로 살 수 있는 방법으로써 감사로 매듭을 짓고 살라고 말씀하십니다. 결국 인생은 감사라야 합니다. 감사 외에 다른 방법으로는 인생을 정리할 방법이 없습니다. 감사가 있는 곳에 새로운 은혜가 부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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