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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과 동행 18 왕도(王道)
2021.07.07 09:47
제목 | 왕도(王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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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잠언 16:10~15(구약 927) |
날짜 | 2021-05-30 |
설교자 | 전용표 목사 |
주님과 동행 18
성경 : 잠언 16:10~15(구약 927)
제목 : 왕도(王道)
세종대왕 때 서달이라고 하는 금수저 집안의 사람이 하인들을 대동하고 당시 온양온천에 다녀오다 아산에서 자기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다고 아산지역 관리를 때려서 죽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서달은 벼슬도 없었으니 관리가 서달에게 인사할 이유는 없었고, 더군다나 인사하지 않은 당사자는 이미 도망치고 없었고 엉뚱한 사람이 잡아다가 죽인 사건이었습니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의 부인이 이를 관아에 고발을 하였지만 서달은 아무 벌도 받지 않고 서달의 사인 중 한 사람이 저지른 일로 둔갑해서 그 사람에게 사형 언도가 떨어졌습니다. 모든 사건이 조작되어 재판이 이루어진 것이지요.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서달의 아버지가 형조판서였고, 서달의 장인이 그 유명한 황희 정승이었기 때문입니다. 황희는 이 사건을 친구 맹사성에게 맡겼고 아산이 고향인 맹사성은 그 지역의 유지들을 움직여 억울하게 죽은 사람의 집안을 돈으로 회유하고 힘으로 협박토록 해서 결국 합의를 하게 했고, 서달의 아버지와 장인은 모든 조사관들을 움직여 사건을 서달의 하인이 우발적으로 저지른 사건으로 조작했던 것입니다.
이 사건은 그렇게 끝이 나는 듯 보였습니다만 세종대왕에 의해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세종은 바쁜 중에도 사형사건에 대해서는 밤을 새서라도 사건보고서와 재판기록을 꼼꼼히 살피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억울하게 죽는 사람 만들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세종대왕은 아무래도 사건이 이상해서 조사한 결과 정승 자리에 있는 사람부터 말단에 있는 사람까지 죄다 동원된 사건임을 밝혀내고 이에 관련된 모든 사람을 처벌하였는데, 정승이던 황희와 맹사성, 형조판서였던 서달의 아버지는 당장에 파면되었고, 관련된 자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중형을 선고하였습니다. 그리고 당사자인 서달은 독자인 관계로 사형은 면하되 곤장 100대를 때려서 3천리 밖으로 귀양을 보냈고 막대한 벌금까지 부과하였습니다. 이것이 정승 판서할 것 없이 모조리 파면하고 벌을 준 조선 최고의 재판사건이라 할 수 있는 서달사건입니다. 옛날에는 왕이 최종적인 재판을 하였습니다만 많은 왕들은 사건기록이나 재판기록을 꼼꼼히 살피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만 세종대왕은 밤을 새서라도 꼼꼼히 살폈습니다. 그것이 하늘을 대신하여 백성의 억울함을 풀어줘야하는 임금의 사명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왕이 마땅히 걸어야할 길에 대해서 교훈하는 잠언들을 모아 둔 것입니다. 10절부터 15절까지에서 11절만 빼고 모든 구절에 ‘왕’이 나옵니다. 지난 주 살펴봤던 1~9절까지는 8절만 빼고 ‘여호와’가 나와서 하나님의 주권을 가르쳤다면 오늘 본문은 모든 구절에 왕이 나와서 왕이 어떠해야하는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1. 정의를 세움이 왕도이다
왕이 어떤 길을 걸어야 하는가를 11, 12절에서 말씀하고 있고, 13~15절까지는 그런 길을 걷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먼저 11, 12절을 보겠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왕의 입술에 있은즉 재판할 때에 그의 입이 그르치지 아니하리라 공평한 저울과 접시 저울은 여호와의 것이요 주머니 속의 저울추도 다 그가 지으신 것이니라(11,12)
11절은 왕이 내리는 판결은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판결이어서 실수하거나 틀리는 경우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왕은 자신이 하나님을 대신해서 재판을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재판할 때에 하나님이 주신 법에 어긋남이 없이 법대로 재판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왕을 가르치는 말씀이지요. 12절은 하나님이 저울과 저울추를 직접 만드셨다는 뜻이 아니라 모든 저울과 저울추는 마치 하나님이 만드신 것처럼 정확해야지 속여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시장에서 속여팔지 말라는 의미도 있지만 여기서는 문맥적으로 재판을 공정하게 하라는 의미입니다. 재판을 흔히 저울에 비유하거든요. 우리나라 법무부 상징도 접시 저울입니다.
실제로는 치우침이 많으면서 말이지요. 돈 있으면 벌을 적게 받거나 빨리 풀려나고 돈 없으면 억울해도 억울함을 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권력을 가지면 대부분이 뒷돈 많이 주는 사람, 상납 많이 하는 사람, 재력을 가진 사람, 이런 사람을 좋아하고 힘없는 백성은 만만하게 본단 말이지요. 재판 하는 법관들도 대충 뒷돈 받아가면서 봐주고, 아는 사람이라고 봐주고 한단 말이지요. 지방에 판검사가 발령받아 내려오면 지방에서 힘꿰나 쓰는 사람들, 큰 기업하는 사람들이 찾아가서 온갖 선물과 향락을 제공하고 수시로 만나서 대접한다는 겁니다. 그걸 받으면 처벌할 수 있겠습니까? 전화 한통 해서 ‘김권사님, 이번에 우리 사람 하나 잡혀 갔는데 잘 부탁드립니다’하면 ‘예, 걱정 마십시오. 제가 벌써 조치를 취해 놓았습니다.’ 이런 식입니다.
왜 그러겠어요? 악을 미워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지요. 12절을 볼까요.
악을 행하는 것은 왕들이 미워할 바니 이는 그 보좌가 공의로 말미암아 굳게 섬이니라(12)
힘을 가진 사람이 갖추어야할 최고의 덕목은 악을 미워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힘이 있으면 돈 좋아하게 되고 향락에 빠지게 되고 하는 쪽으로 흐른단 말이지요. 권력이 자기 손에 있으니 그래도 문제 안 되도록 할 수 있다고 자만에 빠집니다만 힘을 주셨는데 그 힘으로 정의를 세우지 않으면 그때는 누가 나서느냐? 영원한 재판장이신 하나님이 직접 나서십니다. 공의가 없으면 무너지게 하시고 공의가 있을 때는 굳게 서게 하십니다. 좀 여담입니다만 어처구니 없는 판결들이 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면 재판관을 뽑을 때 공부 잘 한 것으로 뽑으니까 문제입니다. 정의감이 투철한 사람, 교통법규 하나도 죽어도 어기지 않고, 굶어 죽어도 뒷돈 불의한 돈에 양심이나 자존심 팔지 않는 그런 대쪽같은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방법은 모르겠습니다. 요즘 컴퓨터가 얼마나 좋습니까? 법조항이나 판례 같은 것 두들기면 다 나옵니다. 외국 판례까지 다 찾아볼 수 있는 시대에 법조항 줄줄 외우는 것이 별소용이 없어졌습니다. 방법만 있다면 법조항 잘 외우는 사람보다 바른 양심 가진 사람, 대쪽같은 심성을 가진 사람을 뽑는 방법을 마련해서 사람을 뽑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어쨌든 정의와 공의에 어긋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인생이 든든히 서고 가정이 든든히 섭니다.
2. 양약같은 사람을 가까이 두라
그런데 나혼자 이렇게 해야지 한다고 해서 다 되지 않습니다. 나는 맞다고 생각하는데 내 판단이 잘못될 수도 있고, 유혹에 기울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3~14절에서 한 가지 비결을 말해 줍니다. 13절 읽습니다.
의로운 입술은 왕들이 기뻐하는 것이요 정직하게 말하는 자는 그들의 사랑을 입느니라(13)
왕의 진노는 죽음의 사자들과 같아도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쉬게 하리라(14)
13절은 악행을 미워하고 바르게 말하는 입술을 기뻐하라, 곧 바른 말하는 사람을 가까이 두라는 말씀이고, 14절은 왕이 분을 발하여 홧김에 잘못된 일을 하게 될 때에 그것을 가라앉힐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나를 제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고 그러한 사람을 가까이 두라는 실제적 방법을 일러주는 말씀입니다. 바른 말은 대개 듣기 싫고 바른 말 하는 사람은 까탈스럽고 피곤하게 느껴집니다만 양약은 입에 쓴 법이지요.
당태종 이세민은 고구려를 쳐들어와 연개소문과 싸웠던 인물로 우리민족에게는 철천지 원수입니다만 중국에서는 역사상 최고로 추앙받는 황제입니다. 당태종 이세민에게는 위징이라는 책사가 있었습니다. 책사는 참모라는 말입니다. 원래는 이세민의 형 이건성의 책사였습니다. 형 이건성은 태자였지만 황제가 되기에는 좀 맹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위징이 보기에 동생 이세민이 모든 면에서 형보다 뛰어나고 야망 또한 커보였습니다. 그래서 위징은 이건성에게 매일같이 말했습니다. “태자 전하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동생을 죽이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태자전하가 죽습니다.” 그러나 형 이건성은 귀담아 듣지 않다가 결국 동생 이세민이 형을 제거하고 황제가 되었습니다. 이세민이 황제 자리에 앉자 자기를 죽이라고 매일같이 형에게 간했던 위징을 잡아다 심문했습니다. “네가 나를 죽이라고 매일 같이 말한 놈이냐?” 위징이 대답합니다. “당신 형님은 바보요. 나는 이렇게 될 줄 알고 하루라도 빨리 당신을 죽이라고 그렇게 말했던 것이요. 당신 형이 내 말을 들었다면 당신은 그 자리에 있지 못할 것이요.” 거침없이 말하는 위징을 보고 이세민은 위징을 죽이지 않고 자신의 신하로 쓰기로 마음 먹습니다. 대단하지요. “그대는 앞으로 내 앞에서 한 시도 떨어지지 말고 계속해서 내 험담을 하라!” 위징은 이세민이 황제 자리에 있는 동안 수없이 황제의 잘못을 지적하였습니다. 화가 난 당태종 이세민은 위징 저 놈을 당장 끌어내어 목을 치라는 말을 수없이 했습니다. 하지만 위징이 무사들에게 끌려 나가는 순간 채 열 걸음도 지나지 않아 ‘그만 두어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세월이 흘러 위징이 죽자 이세민은 이렇게 말했다고 그러네요. “나는 거울로 삼을 인물을 잃었다. 이제 두 번 다시 나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은 나와 죽이 맞는 사람, 코드가 맞는 사람과 가까이 어울립니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니까 당연합니다. 하지만 바른 믿음으로 살려는 사람,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인격으로 살려는 사람은 나를 향해 ‘당신이 틀렸어!’라고 말해 줄 사람을 가까이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울은 직언하는 사람을 전부 내쳤습니다. 심지어 자식까지 말이지요. 그러나 다윗은 직언(直言) 하는 사람을 곁에 두었습니다. 나단 같은 사람 말입니다. 그 덕에 완전히 버림받지 않고 회개하고 다시 쓰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감정을 절제시켜 줄 사람도 양약같은 사람입니다. 왕의 평결이나 결정은 사람의 생사를 좌우합니다. 그러므로 왕권의 사용은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분노로 인해 평정심을 잃고 정의를 왜곡하는 판결을 내려 억울한 사람을 희생시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분노에서 나오는 왕의 판결이 죽음의 사자와 같다고 한 겁니다. 아람의 군대장관 나아만이 나병을 고치려고 이스라엘의 엘리사 선지자를 찾아왔을 때 엘리사 선지자는 문도 열어보지 않고 요단강에 몸을 일곱 번 씻으라 네 살이 회복되어 깨끗하리라고 합니다. 나아만은 화가 났습니다. 그래도 자기가 강대국 아람의 군대장관인데 직접 나와서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면서 대단한 치료의식을 행하며 고쳐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와 보지도 않는단 말이지요. 거기다가 요단강은 자기나라에 있는 다메섹 강 아바나와 바르발 강에 비하면 도랑수준인데 그런 곳에서 몸을 씻으면 깨끗해진다니 자존심이 이만저만 상하지 않습니다. 화가 나서 돌아가려고 할 때 그 종들이 지혜롭게 말합니다. “내 아버지여 선지자가 당신에게 큰 일을 행하라 말하였더면 행하지 아니하였으리이까 하물며 당신에게 이르기를 씻어 깨끗하게 하라 함이리이까” ‘소를 천 마리 바치고 절을 천 번 하라고 해도 해야지요, 그깟 몸 일곱 번 씻는게 뭐 그리 대수겠습니까? 몸이 깨끗해진다는데, 장관님 하십시오!’ 점잖은 사람도 가끔은 감정이 동해서 화를 낼 때가 있고 사람은 한 번 화가 나면 판단력이 흐려져서 큰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옆에 감정을 가라앉힐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이 있다면 천군만마일 것입니다. 특히 모든 것을 하나님의 섭리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믿는 사람에게 그보다 더 큰 복은 없습니다.
3. 공평을 단비와 같이
마지막으로 왕은 어떤 길을 걸어야 하느냐? 15절 읽습니다.
왕의 희색은 생명을 뜻하나니 그의 은택이 늦은 비를 내리는 구름과 같으니라(15)
왕의 희색은 왕의 얼굴빛인데 성경에서 얼굴빛은 은혜를 의미합니다. 늦은 비는 곡식이 마지막 영글 때에 내려주는 고마운 비입니다. 이스라엘은 건기를 끝내는 단비가 내려서 딱딱하게 굳었던 땅을 부드럽게 만들어 줍니다. 이것을 이른 비라 하고 본격적으로 곡식이 자라고 마지막 물이 필요할 때에 내려주는 비를 늦은 비라 합니다. 늦은 비가 내려주지 않으면 한 해 농사 말짱 헛것이 되고 맙니다. 그런데 늦은 비가 누구에게는 내려주고 누구에게는 안 내립니까? 좀 착하게 사는 사람 밭이나 좀 못 됐게 사는 밭에나 똑같이 내립니다. 하나님은 이른 비와 늦은 비를 골고루 내리신다고 하셨습니다. 이처럼 왕도 자신의 권한을 쓸 때에 어떤 사람에게는 혜택을 더 많이 주고 어떤 사람에게는 혜택을 적게 주고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골고루 주어야 그 나라가 공평한 나라가 되어서 튼튼해 집니다.
다윗이 망명객 신세일 때 아말렉 사람들이 다윗과 부하들이 거주하던 마을을 습격해서 사람도 물건이고 다 빼앗아간 일이 있습니다. 그때 죽을 힘을 다해 추격을 합니다만 브솔시내에 이르렀을 때 200명은 지쳐서 도저히 같이 가지 못하고 거기 남고 400명을 이끌고 추격해서 결국 아말렉 사람을 물리치고 빼앗겼던 모든 것과 아말렉 사람이 다른 곳에서 노략해서 모아놓은 것까지 얻게 됩니다. 그때 부하 중 어떤 이들이 같이 싸우러 가지 아니한 낙오자들에게는 전리품을 나눠줄 수 없다고 하자 다윗이 그럽니다. “나의 형제들아 여호와께서 우리를 보호하시고 우리를 치러 온 그 군대를 우리 손에 넘기셨은즉 그가 우리에게 주신 것을 너희가 이같이 못하리라”(삼상30:23) 그런 다음 싸우러 간 사람이나 남은 사람이나 똑같이 분배해 줍니다.
이것이 다윗의 공평이었습니다. 그러니 어떤 이들은 처음에는 서운해도 나중에는 왕을 신뢰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쌓이고 쌓이니 나라가 튼튼해질 수밖에요.
여러분, 내가 조금 덜 가지더라도 모자라는 사람에게 나눠주고 내가 더 노력해서 얻은 것이라도 내 몫을 줄이고 나눠주면, 그렇게 해서 공평하신 하나님을 내가 드러내면 누가 나를 그렇게 대하시느냐? 하나님이 나를 그렇게 대하십니다. 설령 내가 좀 부족함이 있더라도 내 부족함을 하나님 몫에서 나눠서 채워주십니다.
맺는 말
오늘 우리가 이런 말씀을 접할 때에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앞으로 지도자를 뽑을 때 이런 덕목을 갖춘 사람을 뽑고자 애써야겠지만 동시에 우리더러 왕같은 제사장이라고 하셨으니 우리도 이런 덕목을 갖추려고 애써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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