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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네 가지 지켜야할 것 
본문 4:20~27(구약 914) 
날짜 2021-03-07 
설교자 전용표 목사 

주님과 동행 8

성경 : 4:20~27(구약 914)

제목 : 네 가지 지켜야할 것

 

18세기 독일 작가 레싱이 지은 희곡 <현자 나탄(Nathan der Weise)>에 지혜로운 재판관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버지가 죽으면서 세 아들에게 똑같은 모양의 반지를 물려주었습니다. 반지는 후계자의 권리를 상징합니다.

세 아들은 각기 자기 반지가 진짜라고 주장하며 다투었고 급기야 재판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이때 재판관은 다른 두 형제로부터 사랑받는 사람이 받은 반지가 진짜 반지이고, 만약 세 명 중 그런 사람이 없다면 세 사람의 반지는 모두 가짜가 틀림없다고 판결합니다. 형제와 다투는 자는 형제의 사랑을 받을 수 없겠지요.

자신이 진짜 반지를 받았다고 인정을 받으려면 어쨌든 다른 두 형제를 잘 대해줘서 자기를 사랑하도록 만들어야만 합니다. 재판관은 세 아들이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도록 판결한 것입니다. 세 형제 중 누군가의 손을 들어줬다면 세 형제는 죽을 때까지 원수로 지냈겠지만 이 재판관은 형제끼리 사랑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하였으니

지혜로운 재판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얄팍한 꾀를 가진 사람은 이기는 것을 궁리하지만 참 지혜를 가진 사람은

다투지 않는 길을 궁리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 아버지는 어째서 세 아들에게 같은 반지를 줬던 것일까요?

각자 자기 반지가 진짜라며 싸울 것이 뻔한데 말이지요? 그걸 모를 리 없는 아버지가 세 명에게 똑같은 반지를

준 것은‘너희 중 누구도 완전하지 않으니 셋이서 서로의 부족을 채워가며 지혜를 모아 살도록 하라’는

의미였으리라 봅니다. 참된 지혜란 자신의 부족을 알고 다른 사람의 필요를 인정하며 사는 것이지요.

잠언은 한 단락을 시작할 때에 내 아들아 내 말에 주의하며 내가 말하는 것에 네 귀를 기울이라는 애정어린 말로 시작합니다. 자식이 인생을 바르게 살기를 바라는 부모의 심정인 것이지요. 그런데 ‘내가 다 안다, 내가 부족함이 없다’라고 생각하는 자식이라면 듣지 않겠지요. 그래서 누가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낼 수 있느냐면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으라고 하셨는데, 누가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이냐?

자신의 부족을 아는 사람입니다. 자, 오늘도 내 부족함을 겸손히 고백하면서 잠언을 통해 주시는

지혜의 말씀을 살펴보겠습니다.

오늘 말씀에는 우리가 복된 인생으로 살기 위해 지켜야할 네 가지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 첫째가 마음이고, 둘째가 이고, 셋째가 이고, 넷째가 입니다.

 

 

 

마음(心)

 

 

 

먼저 첫 번째 지킬 것은 마음(心)입니다. 23절을 읽겠습니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23)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고 하십니다. 왜 다른 것보다 마음을 지켜야 하는가?

생명의 근원이 마음을 지키는 데서 나기 때문이라 하십니다.

생명의 근원이 마음을 지키는 데서 난다는 말이 무슨 말이냐?

마음을 바르게 가지는 것이 내 삶을 복되게 해주는 출발점이다는 말입니다. 사람은 복을 좋아해서 복을 누리려고 여러 노력을 기울입니다만 정작 하나님의 말씀은 내 삶을 복되게 하는 첫 단추가 마음을 지키는 데 있다고

하십니다. 마음을 잘 지키면 인생이 복되게 흘러가고 생명의 기운이 가득한 물댄 동산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걸 모르고 복을 찾아 다른 곳에서 헤매며 살 때가 많단 말이지요.

만약 우리 집에 동네 사람들이나 지나가는 사람들이 마음대로 들락날락하면서 이방 저방 막 열어보고 물건도

함부로 만지고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다면 그것을 보고 가만히 있을 사람이 있겠습니까? 당장에 쫓아내고 문을

닫아 잠그겠지요. 그런데 정작 생명의 근원이라고 하는 내 마음에는 별의별 생각과 감정이 마음대로 들락날락하는데 그걸 통제하지 않고 삽니다. 남들 안 본다고 마음으로는 별생각을 다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남들 안 보는 것도 아닙니다. 마음도 보이지요. ‘짐은 다 보이느니라’며 관심법을 썼다는 궁예 눈에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 눈에 다 보입니다. 그 사람 말하는 것을 보면, 눈빛을 보면, 행동하는 것을 보면 뭘 좋아하고 싫어하고 요즘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드러나지요.

그렇다고 마음을 들키지 않도록 표정을 관리해서 아닌 척하면서 살아야 되느냐? 그런 것은 처세이지 진리가

아닙니다. 진리는 표정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고치고 마음에 악한 것이 들락날락하지 못하도록 마음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럼 마음에 무엇이 들락날락하지 못하게 지켜야 합니까? 대표적인 것 세 가지를 꼽는다면

미움과 두려움과 화입니다. 마음이 길이라고 한다면 미움은 가시고, 두려움은 벽이고, 화는 불입니다.

미움이 수시로 들락날락하게 내버려 두면 마음에 가시가 잔뜩 자라게 되고 허구한 날 그 사람 안 되기를 바라게

되는데, 그것이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마음입니다. 미움을 이기는 길은 주님의 사랑과 섭리를 깨닫는 것밖에

없습니다. 두려워하면 해야 할 일을 못하게 되고 움츠러들게 되는데 그러면 뭔가를 감당할 그릇이 되지

못하겠지요? 두려움을 이기는 길은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는 말씀을 마음판에 굳게 새기는 것밖에 없습니다. 화가 가득하면 모든 판단이 흐트러지고 잘못된 결정을 하게 됩니다. 화를 한 번 발하고 나면 후유증을

톡톡히 치르게 됩니다.

그래서 노를 저녁까지 품지 말라고 하시는 것인데 노를 이기는 것은 하나님께 맡기는 겁니다.

마음을 지켜서 정결하게 하면 임금이 그의 친구가 된다는 말씀이 있습니다(22:11). 마음을 내버려 두지 마시고 잘 지켜서 주님이 “야, 너하고 친구하고 싶다!”라며 찾아오시는 사람 되시기를 바랍니다.

 

 

 

입(舌)

 

 

 

무릇 지킬만한 것 중 두 번째는 입(舌)입니다. 24절을 봅시다.

 

구부러진 말을 네 입에서 버리며 비뚤어진 말을 네 입술에서 멀리 하라 (24)

 

구부러진 말이나 비뚤어진 말은 둘 다 사악하고 완악한 말을 의미합니다. 남을 어떻게 해 보려고 악의적으로

하는 말, 이간하는 말, 실제로는 죽일 수 없으니까 말로라도 한번 죽어보라고 내뱉는 독한 말, 골탕 먹이려고

누군가에 대한 악담을 퍼트리는 말, 이런 것이 구부러진 말, 비뚤어진 말입니다. 이런 말을 버리라, 멀리하라고

하십니다. 그래야, 내 인생이 복되게 된다는 겁니다.

어제 상갓집 조문을 갔다가 누가 차를 같이 타고 가자고 해요. 아무래도 같이 가면 내가 말을 좀 할 것 같아서

내키지 않았지만 거절을 하지 못하고 같이 타고 왔는데, 그것이 실수였습니다. 최근에 그분이 제가 보기에 좀

거리를 둬야할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어떤 일을 도모하길래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진심을 담아 몇 마디 하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그분이 최근 어울리는 사람들에 대해 평을 하는 말을 좀 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을

내려 드리고 집에 들어 오는데 영 마음이 편치 않은 겁니다. 잠언 25장 9절에 보면 “너는 이웃과 다투거든 변론만 하고 남의 은밀한 일은 누설하지 말라”는 말씀이 있거든요. 제가 딱 반대로 한 겁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혼자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어리석어서 말이 선을 넘고 말았습니다. 차라리 말을 아니한만 못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나 자신도 지키지 못하는 설교를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제 설교는 저 자신에게 하는 설교일 때가 많습니다. .... 성경은 우리더러 다른 사람에 대해 평을 하는 말, 나아가 비난수준의 말을 하지 말라고 하세요. 한 번 내 입에서 나간 이런 유의 말은 반드시 누군가를 찌르고, 돌아와서 나를 찌릅니다. 누구를 만나면 그런 말을 할 것 같으면

차라리 만나지 않는 편이 좋고요, 말을 하더라도 누구를 좋아하는 것도, 누구를 싫어하는 것도 뚜렷하게 드러내는 말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지혜라고 잠언이 우리에게 가르칩니다.

그런데도 순간의 충동에 이끌려 말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요. 경건의 능력이 뭐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야고보서 1장 26절에 보면 “누구든지 스스로 경건하다 생각하며 자기 혀를 재갈 물리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을

속이면 이 사람의 경건은 헛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경건의 능력은 말하고 싶은 충동을 절제하는 절제력입니다.

그래서 입을 지키고 입술을 지키는 사람이 복된 인생을 살게 되는 겁니다.

 

 

 

눈(目)과 발(足)

 

 

 

무릇 지킬만한 것 세 번째와 네 번째는 눈과 발인데 붙어서 나옵니다. 25~27절입니다. 25~27절을 읽겠습니다.

 

네 눈은 바로 보며 네 눈꺼풀은 네 앞을 곧게 살펴 네 발이 행할 길을 평탄하게 하며 네 모든 길을 든든히 하라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네 발을 악에서 떠나게 하라 (25~27)

 

눈은 바로 보며 눈꺼풀은 앞을 곧게 살피라고 하십니다. 바로 보며 곧게 살피라는 말은 바르지 않은 것, 굽은 것은 보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이것도 마음과 연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마음이 바른 사람은 굽은 곳을 자꾸 보지 않습니다. 마음이 굽은 사람은 곧은 것을 보지 않고요. 먼저마음인 것이지요. 바로 봐야 바로 걷을 수 있습니다.

보는 것이 무섭습니다. 보는 대로 살기 때문입니다. 때리는 것을 많이 보면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느새 나도 때리게 되고, 베푸는 것을 많이 보면 뭔가라도 베푸는 사람으로 살게 됩니다. 그래서 굽은 사람은 되도록

멀리 두고, 곧은 사람을 곁에 두어야하는 것이지요. 얄팍한 꾀를 쓰고, 편법을 능력으로 간주하는 사람을 가까이

하면 속으로 욕하면서도 나도 그 비슷하게 하게 됩니다. 정직히 하고 원칙을 지키는 사람을 가까이 하면 그 까다로움에 피곤을 느끼지만 나도 그 비슷하게 하게 되는 법입니다. 그렇게 눈이 바른 다음이라야 바로 걸을 수 있게

됩니다.

조선 정조 때 훈련대장을 지낸 이주국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주국에게는 구선복이라는 친척이 있었는데

하늘에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세도가였습니다. 그런 구선복을 찾아갔더니 감히 임금도 먹지 못하는 호화로운

음식을 먹으며 온갖 거드름을 피우고 사람을 업신여기는 것입니다. 사실 구선복은 악한 사람이었습니다.

성품이 강직했던 이주국은 저런 사람에게 뭘 의지해보겠다고 한 자신을 반성하면서 임금께 “저는 구선복과 형제의 의를 끊으니 혹시 나중에 구선복이 죄를 짓더라도 저에게는 연좌(緣坐)하지 말아 주십시오!”라는 상소를 올립니다. 16년 후 구선복은 정조의 조카를 왕으로 옹위하려는 모반을 하였다가 죽습니다. 모반은 삼족을 8촌까지 멸하도록 되어 있어서 구선복의 일가천척이 다 죽는데, 이때 이주국은 16년 전 올린 상소가 확인이 되어 살게 됩니다.

네 모든 길을 든든히 하라는 것은 무너질 길로 가지 말라는 의미로 아무리 떡고물 떨어질 것이 많아 보여도 길이 아니면 가지 말고 아무리 그늘이 넓고 좋아도 굽은 사람의 그늘이라면 거기에 눌러앉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그런 다음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네 발을 악에서 떠나게 하라고 하십니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는 말씀은 힘이 있는 쪽에도 기웃거리지 말고, 힘이 없다고 무조건 편들지도 말라는 뜻도 담겨 있고, 또 사랑이라며

무조건 덮어주지도 말고, 정의라는 명분으로 무조건 찌르지도 말라는 뜻도 담긴 말씀입니다. 사랑도 정의를 해치면서까지 하면 문제가 되는 것이고, 정의도 사랑이 없이 하면 칼날만 세우면 그것도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균형을

잡으라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균형을 잡고 가는 것이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것입니다. 균형을 잃지 않고

걸으려면 균형 있게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균형있게 보려면 역시나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익혀서 하나님의 말씀의 눈으로 보는 길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바로 보고 치우침 없이 걸으면 그것이 내 삶을 물댄 동산처럼 만들어주는

생명의 근원이 됩니다.

 

 

 

맺는 말

 


겨울에 눈이 내려 산에 눈이 소복히 쌓여도 어떤 곳은 금방 눈이 녹고 춥지도 않고 따뜻한 곳이 있습니다.

땅에도 혈이 흐르는지 희한하게 그런 자리가 있습니다. 이런 곳을 일컬어 괴혈(怪穴)이라 합니다.

옛날 풍수지리에서는 최고의 명당으로 쳐주는 곳입니다. 혹시 겨울산에서 길을 잃었더라도 그런 곳을 만난다면

생명을 보존할 수 있지요. 잠언의 지혜을 귀담아 들으면 우리 인생이 괴혈이 됩니다.

내렸던 눈도 빨리 녹고 봄이 빨리 오는 인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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