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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과 동행 3 지혜의 어머니 결핍 
본문 잠언 30:24~28(구약 945) 
날짜 2021-01-31 
설교자 전용표 목사 

주님과 동행 3

성경 : 잠언 30:24~28(구약 945)

제목 : 지혜의 어머니 결핍

 

 

우리나라의 전통 정원과 일본의 전통 정원을 비교해 놓은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일본의 정원은 단정하고 가지런합니다. 어떤 정원은 유명한 산을 축소해서 만든 것 같고, 어떤 정원은 바다에 떠 있는 섬들을 흉내 낸 것 같습니다.

철저한 계산에 의해 자연을 축소해 놓는 것이기에 나무 하나 돌 하나 의미 없이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 정원은 전혀 손을 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마당은 맨땅이요, 마당 여기저기에 생뚱맞게 나무가 서 있습니다. 뭔가 아쉽고, 수수하다 못해 초라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전통가옥의 정원은 정원이라기보다는 마당입니다. 그런데 뭔가 부족해 보이고 초라해 보이는 마당이 실은 자유가 있는 공간이고 모두에게 열린

공간입니다. 가지런히 꾸며진 정원에는 아무 씨앗이나 날아와 싹을 튀울 수 없습니다. 주인이 뽑아냅니다.

나무며 돌이며 잔디며 정성껏 가꿔놓은 정원에서 마당놀이를 하는 것은 어림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마당은 다릅니다. 줄을 걸면 외줄 타기, 솥 걸면 전붙이는 잔치마당, 멍썩 깔면 윷놀이, 집단 놓고 널 올리면 널 뛰기,

자유자재, 변화무쌍한 곳이 마당입니다. 마당과 정원은 애당초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성질이 전혀 다른 것이지요.

뭔가 부족함이 많아 보이던 마당이라는 공간이 사실 많은 것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사실입니다.

부족하면 힘이 들고 넉넉하면 힘이 덜 듭니다. 돈이 부족하거나 사람이 부족하거나 시간이 부족하거나, 부족할 때 힘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부족하면 사람이 자꾸 집착에 빠지게 된다는 점입니다.

 

 

집착하면 악순환에 빠진다

 

 

부족하다 보면 또 집착에 빠지기 쉽습니다. 결핍은 집착을 낳고 집착이 심해지면 인생이 헤어나올 수 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너무 많은 성형수술을 해서 얼굴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된 사람들을 가끔 TV에서 봅니다.

부족함을 참지 못하는 마음을 고쳐야 하는 건데 자꾸 얼굴을 고친단 말이지요. 과도하게 사람과 관심에 목말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애정결핍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 마음을 고쳐야지 자꾸 주변 사람에게 관심을 달라고만 해서는 주변 사람도 힘들고 본인도 불만족에서 헤어나오지 못합니다. 관계가 더 꼬이게 되지요. 마음을 해결하지 않으면

비슷한 상황이 자꾸 반복됩니다. 신앙생활도 적정선에서 건강하게 해야 유익이 되는데 그러지 못하고 너무 과하게

광적으로 뭔가에 빠져들고 더 강도가 센 것을 찾아다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것을 은혜를 사모하는 것으로 착각하는데 은혜를 사모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중독에 빠진 것입니다. 그것을 모릅니다. 마음에 결핍이 있는 사람이 주로 건전한 신앙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자극적이고 강도가 센 것에 빠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여주기식 인생을 삽니다. 그거 굉장히 피곤한 일입니다. 마음에 결핍이 있어서 그런 것인데, 그걸 해결해야 하는 건데 보여주기식 인생에서 헤어나오지 못합니다. 안타깝지요.

 

 

부족함이 주는 행복을 즐겨라

 

 

오늘 본문에는 작지만 지혜로운 것이 있다면서 네 가지를 언급하는데 그 네 가지를 보면 사실 타고난 조건이 부족하거나 불리한 것이 다들 있습니다. 개미는 힘이 없고, 사반은 약하고, 참고로 사반은 바위틈에 사는 바위너구리인데 우리나라 너구리하고는 많이 다릅니다. 작고 굉장히 귀엽게 생겼습니다. 메뚜기는 임금이 없고, 도마뱀은 손에 잡혀 죽기 쉽습니다. 작고 연약한 것 들이지만 개미나 사반, 메뚜기, 도마뱀은 자신의 부족함을 집착으로 풀어내지 않습니다. 개미가 작고 약하다 해서 소처럼 되려고 덩치 키우는데 집착하지 않습니다. 사반도 자기가 약하다 해서 늑대처럼 되려고 집착하지 않습니다. 집착에 빠지지 않고 지혜로 자신들의 부족을 극복해 갑니다.

 

개미를 보십시다. 24, 25절을 볼까요?

 

     땅에 작고 가장 지혜로운 것 넷이 있나니 곧 힘이 없는 종류로되 먹을 것을 여름에 준비하는 개미와(24,25)

 

개미는 힘없는 존재지만 여름에 차곡차곡 비축해서 겨울을 나더라는 말씀이지요. 이게 무슨 말씀입니까? 이런 것

입니다. 우리는 돈이 좀 많아서 필요할 때 별 어려움 없이 쓰면서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고 생각합니다.

마르지 않는 통장 잔고 같은 것 말이지요. 물론 좋겠지요. 그런데요. 부족해서 걱정도 하고 마음도 쓰고 그러면서

적게 나마 차곡차곡 모아서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의 행복이라는 말씀입니다. 너무 넉넉하고 넘쳐서 필요할 때

아쉬움 하나 없이 쓰면 그게 행복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행복은 결핍과 부족함에서 옵니다. 어떤 물건에 애착이 많이 가던가요? 없는 형편에 쪼개고 쪼개서 모은 돈으로 장만한 살림살이에 가장 큰 애착이 가지 않던가요?

그것을 마련하는 그 기다림의 시간이 사실 진한 국물이 우러나는 곰탕 끓이는 시간입니다. 반면 쉽게 쉽게 산 것들은 애착이 별로 없어서 집안 여기저기 나뒹굴게 됩니다. 사고 싶으면 넙죽넙죽 살 수 있는, 부족함이 전혀 없는 삶은 멀건 된장국과 같습니다. 행복은 과정이지 결과가 아닙니다.

 

 

경쟁자를 동역자로 만들라

 

 

다음은 바위너구리 사반입니다. 26절을 봅니다.

 

약한 종류로되 집을 바위 사이에 짓는 사반과 (26)

 

사반은 맹수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바위틈에 집을 짓는다고 합니다. 자신을 과신하지 않고 자신의 약함을 알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자신감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약점과 부족함을 잘 알고 인정하며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것이 지혜입니다. 공을 차다 보면 어떤 분은 자꾸 자기에게 공을 달라고 합니다. 손흥민처럼 공을 주면 골을 넣는다면

무조건 패스하겠는데, 열 번 공을 주면 여덟 번 아홉 번은 상대에게 뺏기는데 어떻게 계속 주겠습니까? 자신의 능력치를 알고 패스를 달라 말라 해야 되는 것이지요. 사반은 우선 자신의 부족과 약점을 잘 압니다. 그런 다음 바위의  도움을 받지요. 바위틈에 집을 짓고 맹수가 오면 바위틈으로 숨습니다. 이런 의미입니다. 우리는 내게 없는 장점을 가진 사람을 시기 질투의 대상으로 삼을 수도 있고 동반자와 동역자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부산의 한 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을 할 때 같이 사역하는 전도사님이 있었는데 정말 재주가 많았어요. 그리고 잘 챙기고 펑크 나는 일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저보다 모든 면이 좋으니까 은근 경쟁심이 발동되기도 했었습니다만 마음을

바꿔서 동역자 의식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도사님에게 필요한 것을 내가 해 주고 내가 바쁠 때는 그 전도사님

도움을 구하고 하면서 말이지요. 그래서 그 교회 있는 동안 그 전도사님 도움을 참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또 사모님 친정이 영덕이어서 대게철이 되면 그 비싼 대개를 몇 박스씩 줘서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모릅니다.

독불장군으로 살 수 없습니다.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고 사는 것이지요. 너무 단순합니다. 그게 지혜입니다.

사반은 바위의 도움으로 자신의 약함을 극복하는 지혜를 사람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자율적 인간으로 살라

 

 

다음은 메뚜기입니다. 27절입니다.

 

임금이 없으되 다 떼를 지어 나아가는 메뚜기와 (27)

 

이래라 저래라 하는 우두머리도 없는데 날아가야 할 때가 되면 알아서들 날아가고 내려 앉아야 할 때가 되면

알아서들 내려앉는다는 것이지요. 강압에 이해서나 남의 눈치 봐서가 아니라 자발적이고 능동적이고 자율적으로  행동한다는 뜻입니다.

자 의미는 이제 알겠는데 도대체 이것이 어째서 지혜가 되는 것일까요? 자, 우리가 사는 것을 보면 대부분은 자기가 정한 시간표대로 사는 사람보다는 남이 정해준 시간표대로 삽니다. 자기가 정한 일을 하기보다는 남이 정해준 일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럴 때 ‘이거 뭐 맨날 남이 정해준 시간대로 살아야하고 남이 정해준 일만 해야하고...

살맛 안나네!’ 라고 하면서 마지 못해 하고 눈치만 보면서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자기 인생 못 사는 겁니다.

어차피 자기가 정한 시간표대로 살기 힘든 것이 인생이라면 맡겨진 일이더라도 자율적으로 능동적으로 하는 것이지요. 그것이 남의 인생 살지 않고 내 인생을 사는 길입니다. 마음을 그렇게 가지는 것이 지혜라는 말씀입니다.

요셉이 좋은 본보기지요. 형들에게 팔려서 남의 집 종이 되었는데 뭘 행복하겠습니까? 그런데 열심히 하잖아요.

보든 보지 않든 하잖아요. 하나님 시키신 일이라 생각하고 하잖아요. 그랬더니 성경이 남의 집 종살이하는 요셉

인생을 형통한 인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나중에 사람들이 원하는 형통도 따라옵니다. 마음가짐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최고의 기술이고 최상의 지혜입니다.

 

 

당당한 정체성을 가져라

 

 

마지막으로 도마뱀입니다. 24절부터 28절까지 다 한 번 읽겠습니다.

 

땅에 작고 가장 지혜로운 것 넷이 있나니 곧 힘이 없는 종류로되 먹을 것을 여름에 준비하는 개미와 약한 종류로되 집을 바위 사이에 짓는 사반과 임금이 없으되 다 떼를 지어 나아가는 메뚜기와 손에 잡힐 만하여도 왕궁에 있는 도마뱀이니라(24~28)

 

더운 지방에 가면 도마뱀이 많습니다. 벽에 보면 도마뱀이 여기도 붙어 있고 저기도 붙어 있습니다. 왕궁에도 어김없이 도마뱀이 삽니다. 왕궁에 사는 도마뱀이 벽에 떡 붙어서 왕을 보고는 그러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너만 사는 줄 아느냐 나도 산다!’ 도마뱀의 지혜가 뭡니까? 당당한 정체성입니다. 세상 최고 권력자, 최고 부자와 함께 살지만 그 앞에서 주눅 들지 않습니다. 이 세상이 다 네꺼냐? 나도 엄연히 이 세상 한 귀퉁이에서 살아가는 존재야! 남들

잘 되는 꼴을 못보는 꼬인 마음이 아니라 당당함입니다. 사실 도마뱀은 왕에 비하면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도마뱀의 당당함은 사실 거기서 옵니다. 옛날 29살에 시작하여 30대 초반에 세계를 정복했던 알렉산더 왕이 디오게네스라는 지혜로운 현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갑니다. 디오게네스는 거지였습니다. 디오게네스를 만난  알렉산더가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들어줄테니 한 번 말해 보시오!” 라고 합니다. 그랬더니 디오게네스가 하는 말이 “햇볕 좀 쬐게 옆으로 비켜주시오!” 라고 했다는군요. 당신이 내게 돈은 줄 수 있어도 햇볕은 줄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달으라는 의미심장한 말이지요. 얼마나 당당한 모습입니까? 천하를 가진 사람 앞에서 전혀 굴하지 않는 이 얼마나 당당한 모습입니까? 비움의 당당함입니다. 디오게네스가 알렉산더에게 뭘 바라는 것이 있었다면 이렇게 당당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혜가 뭐냐? 비움이 지혜입니다. 마음 비우면 그 순간부터는 누구도 겁나지 않고 누구도 부럽지 않고 그 순간 내가 왕이 되는 겁니다.

우리가 천하를 가지신 하나님을 내 아버지로 모시고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당당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습니까? 

세상의 지혜를 가진 디오게네스 같은 사람도 천하의 알렉산더 앞에 이처럼 당당함을 가지는데 하나님을 구주로

아버지로 믿고 살아가는 우리가 이보다 못해서야 신앙생활 한 보람이 없지 않습니까?

 

 

맺는 말

 

 

말씀을 맺겠습니다. 부족함은 집착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악순환에 빠질 뿐입니다. 부족함은 하나님으로 채워야 합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부족함을 통해 우리에게 하늘의 지혜를 가르쳐주십니다. 고된 과정이지만 과정 속에

담긴 소소한 행복을 놓치지 않게 해주시고,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을 경쟁자가 아닌 동역자와 동반자로 삼고 살아가는 마음을 허락하시고, 남의 눈치 보고 사는 인생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라는 당당한 정체성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자율적으로 내 인생을 살도록 우리를 이끌어 주십니다. 올 한 해 부족함을 통해 주시는 은혜를 누리며

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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