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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공동체를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의 뜻 
본문 사도행전 6:7(신약196) 
날짜 2020-05-10 
설교자 전용표 목사 

 

성경 : 사도행전 6:7(신약 166)

제목 : 공동체를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의 뜻

 

오늘은 어버이주일이자 일꾼선출을 위한 공동의회가 있는 날입니다. 잠시 부모공경에 관한 말씀을 드리고 일꾼선출에 관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1. 깡패도 감동하는 부모공경

 

어려서 부모 그늘에 있을 때는 부모가 커 보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크고 많이 알고 힘이 센 줄 압니다. 조금 자라서 학교에 가서 세상 지식을 배우고 인터넷을 통해 세상 정보를 접하다보면 부모가 작아 보입니다. 생각보다 모르는 게 많고 휴대폰의 간단한 기능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어보면 부모께 고맙고 미안하지요. 자기도 부모로 살아보니 부모로 산다는 것이 참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식 때문에 하고 싶은 것 마음껏 못하고, 참아야 하고 힘든 내색도 못하고 사는 것이 부모라는 것을 알면서부터는 고맙고 미안해집니다.

그렇지만 또 편하고도 어려운 관계가 부모 자식의 관계입니다. 가장 큰 사랑이 오고 가는 만큼 그 사랑이 때로는 너무 큰 속박이 되기도 하고 너무 큰 기대가 되어 자식에겐 부담으로 부모에게는 실망으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어쨌든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많은 숙제를 안고 살아가는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숙제를 하면서 인간이 되어가고 성숙해 가는 것이지요.

성경은 부모 섬기는 일을 세 가지 단어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첫째는 공경(恭敬 ; 카바드))입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고 하셨습니다. 성경에서 공경은 무겁게 여긴다, 즉 중히 여긴다는 뜻입니다. 부모가 완벽해서 공경하는 것은 아닙니다. 설사 부모가 실수가 있더라도 공경하면 그것이 다 자기에게 복이 됩니다. 노아가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여 벌거벗고 잠들었을 때 그것을 보고 셋째 아들 함은 아버지를 놀렸습니다만 셈과 야벳은 아버지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뒷걸음질로 들어가서 덮어드렸습니다. 그 결과 셈과 야벳은 창대함의 복을 받고 함은 후손이 형들 집에 종이 되는 저주를 받았습니다.

둘째는 순종(順從 ; 휘파쿠오)입니다. 순종이란 말은 아래에서 듣는다는 뜻입니다. 이삭은 아버지 아브라함이 자신을 번제로 드리려고 결박을 할 때에 혈기왕성한 나이어서 충분히 아버지를 제압할 수 있었지만 그때에도 아버지의 뜻에 따랐습니다. 모두가 이삭처럼 할 수는 없습니다. 아니 이삭처럼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부모 속은 섞히지 말아야 합니다. 순종의 시작은 부모의 마음을 평안히 해드리는 것입니다. 좀 힘든 일이 있어도 부모 앞에서는 내색을 하지 말고, 나쁜 소식은 줄이고 좋은 소식은 잊지 않고 전하여서 부모의 마음을 기쁘게 해드려야 합니다.

셋째는 봉양(奉養 ; 쿨)입니다. 창세기 47장 12절에 보면 요셉이 아버지 야곱을 봉양하였다고 하였습니다. 봉양이라는 말은 보존한다는 말인데 자식이 어렸을 적에 부모가 자식의 건강과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먹을 것을 주고 입을 것을 주고 아프면 빨리 낫기를 바라서 병원으로 좋은 약으로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인 것처럼 자식도 그러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자식이 아무리 한들 부모가 한 것만큼 하겠습니까? 십분의 일만 해도 효자 소리 들을 것입니다. 부산에 가면 가끔 가던 목욕탕이 있습니다. 바닷물을 쓰는 해수탕인데 바닷물이 몸에 좋다 해서 항상 붐비는 곳입니다. 근처에 유흥가가 있다 보니 몸에 그림을 잔뜩 그린 예술가들도 자주 옵니다. 예술가들이 오면 모두들 긴장을 하는 눈치들입니다. 사납게 시비라도 일어날까봐 근처에 잘 가지 않습니다. 언젠가 아이들 데리고 그곳에 목욕을 하러 갔는데, 역시나 그날도 좌청룡 우백호가 온 몸을 휘감고 있는 예술가 두 분이 있었습니다. 혹시 실수로 아이들이 예술가들에게 물을 튀길까봐 속으로 긴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목욕탕 문이 열리더니만 60대 아저씨가 90이 넘어보이는 아버지를 부축해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서른 정도 돼 보이는 아들도 함께 왔고, 꼬맹이 손자도 둘 데리고 총 4대가 한꺼번에 목욕을 하러 온 것입니다. 보기 드문 장면이지요. 부친은 가죽만 남아 앙상한데다 기력이 많이 없으셨습니다. 60대 아들과 30대 손자가 붙들고 씻겨드리는데 보고 있으니 숙연하더군요. 참 감동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그동안 손자 두 녀석은 물장난을 하고 노느라 바쁜데 물이 예술가들에게 여러 번 튀었습니다. 그런데 예술가들이 가만히 있습니다. 예술가도 저와 마찬가지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들과 손자가 함께 할아버지 목욕시켜드리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숙연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습니까? 사람도 감동하는데, 하나님은 어련하시겠습니까? 부모가 자식을 애지중지하는 것은 본능에 가까운 사랑이어서 대부분은 자식을 끔찍이 위합니다만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는 것은 본능이 아니어서 모두가 효자노릇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더러 자식 사랑하라는 계명은 없지만 자식더러 부모 공경하라는 계명은 있는 것입니다. 부모 공경하면 잘된다는 약속까지 덧붙여서 말입니다. 부모 공경하는 사람은 조폭도 알아보고 건드리지 않습니다. 하물며 하나님께서 어떤 모양으로든 틀림없이 복을 주시지 않겠습니까?

 

 

2. 공동체를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의 뜻

 

지난 주 살펴보았듯이 예루살렘교회는 양식 나눠주는 좋은 일을 하다가 시험에 들었습니다. 양식을 나눠주는 일에 이주해 와 사는 헬라파 유대인들이 자주 소외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도들은 자신들이 이것저것 다 하다가는 문제가 계속 생기게 되고 교회의 본질적 사역인 말씀전파와 기도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는 사람을 세워 양식 나눠주는 일을 맡기기로 하였습니다. 일곱 명의 집사를 세우기로 한 것입니다. 그런데 일곱 명의 집사를 세울 때 사도라는 권한을 내세워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을 일방적으로 임명하지 않고 교회가 뽑도록 하였습니다.

사도들이 누구입니까? 예수님과 동거동락한 직계제자들입니다. 계시를 받아 성경을 기록한 자들입니다. 표적과 기사가 수시로 일어났던 자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도들은 사람을 세울 때에 공동체를 통해서 세웠습니다. 하나님께서 공동체를 통해서 당신의 뜻을 드러내신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사도행전 1장에 보면 가룟유다의 배신과 자살로 사도자리가 한 자리 비게 되자 사도를 한 사람 뽑아서 빈자리를 채워 넣게 되는데 그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마가다락방에 모인 120명의 성도들이 사도의 조건을 갖춘 후보 두 사람을 세운 다음 기도하고 나서 제비 뽑아 선출하였습니다. 그때 그들이 드린 기도가 “뭇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여 이 두 사람 중에 누가 주님께 택하신 바 되어 봉사와 및 사도의 직무를 대신할 자인지를 보이시옵소서!”였습니다. 성도들 전체가 참여하였습니다. 자기들이 제비를 뽑습니다. 하나님의 손이 짠 하고 나타나서 직접 제비 뽑아주신 것이 아닙니다. 사람의 손이 뽑았습니다. 그러나 자기들의 손으로 제비를 뽑았지만 실제로 사람을 뽑으시는 분은 하나님이라고 그들은 믿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자기들의 손길, 곧 교회공동체를 통해서 당신의 뜻을 드러내신다는 것을 철저히 인정하고 믿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세운 다음에 일체 말이 없었습니다. 지난 주에 살펴보았듯이 일곱 집사는 모두 교회 안에서 비주류였던 헬라파 유대인들이었습니다. 그렇다 해서 히브리파 유대인들 중 그 누구도 이거 너무 편파적이지 않느냐고 항의하거나 결과에 불복하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조용하였습니다.

그랬더니 결과가 오늘 본문인 7절과 같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왕성하여 예루살렘에 있는 제자의 수가 심히 많아지고 허다한 제사장의 무리도 이 도에 복종하니라(7)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왕성하여 가고, 믿고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사람의 수가 심히 많아지고, 심지어 예수님을 잡아죽이는 일에 앞장섰던 자들인 제사장 무리도 그리스도의 도에 복종하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교회가 하나님의 권위에 순복하지 않으면 세상이 교회를 우습게 보고 업신여깁니다. 그런 교회는 점점 역할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촛대를 옮기시는 겁니다. 그러나 교회가 하나님의 권위에 순복하면 세상이 교회의 권위에 순복하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교회의 일꾼을 뽑을 때 사람인 우리가 뽑습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 판단해서 이름을 적어서 뽑습니다. 그렇지만 그 모든 일을 통해서 실제로 사람을 뽑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이것을 인정하고 일꾼 뽑는 일에 임해야 결과가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여 항의하거나 불복하는 일에 빠지지 않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순복할 수 있게 되고 교회가 은혜위에 든든히 서게 됩니다.

 

 

맺는 말

 

오늘 이 자리는 승진심사 자리도 아니고 벼슬자리 뽑는 자리도 아닙니다. 사도행전에서 세워진 일곱 집사 중 스데반은 순교를 하였고 빌립은 집을 떠나 곳곳을 다니며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더 고생하면 고생했지 면류관 쓰고 행세하지는 않았단 말입니다. 오늘 선출될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를 위해 더 고생하라고, 더 헌신하라고 뽑는 것입니다. 자격이 충분해서 뽑는 것 아닙니다. 조만식 장로님 정도 되면 자격이 된다 하겠지요. 우리 중 누구도 그만한 자격 못 됩니다. 그저 이 직분이라도 맡고 있어야 신앙생활 제대로 할 것 같으니 세워주시는 것입니다. 그런 믿음이라야 오늘 선출된 것이 본인에게 해가 되지 않고 유익이 될 것입니다. 오늘 선출되지 않은 분들도 겸손하십시오. 겸손하면 때가 되면 높이신다 하셨으니 주님의 때를 겸손히 기다리실 줄 아는 성숙한 믿음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럴 때 오늘의 겸손이 내일의 영광이 될 것입니다.

옛날 왕의 교지(敎旨)를 내리면 그것을 받는 사람은 의관을 갖추고 맨땅에 엎드려 절을 하고 받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하는 공동의회를 통해 하나님께서 그 뜻을 드러내실 때 모두가 겸손히 받들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오늘 이 모든 일을 통해 하나님께서 영광받으시고 교회가 은혜가운데 든든히 서 가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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