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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연과 찬송이 이끌어가는 인생 
본문 역대상 6:31~38(구약618) 
날짜 2016-09-18 
설교자 전용표 목사 

  겨울이 되면 눈이 가끔 옵니다. 많이 올 때는 10cm 정도 쌓일 때도 있습니다. 눈이 온 후 새벽에 나가보면 사람발자국은 없는데, 군데군데 짐승 발자국이 찍혀 있습니다. 고양이 발자국도 있고, 고라니 발자국도 있고, 멧돼지 발자국도 있어요. 어떤 녀석은 발자국이 외줄로 찍혀 있고, 어떤 녀석은 두 줄로 찍혀 있어요. 그걸 보면 겉는 습관을 알 수 있지요. 고양이과 동물은 외줄로 걸어요. 그리고 어떤 발자국은 예배당 건물에 딱 붙어서 지나갔고, 어떤 발자국은 예배당 마당을 가로질러 갔어요. ‘아하~ 이 녀석들이 평소에 다니는 노선이 이랬었구나!’ 참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재미가 있지요. 눈이 오니 흔적이 남아요. 우리 인생도 마찬가집니다. 평소에는 그렇지 않다가도 어떤 큰일을 만나면 반드시 인생에 흔적이 남습니다. 인생에 남는 흔적을 사람들은 ‘사연’(事緣)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 기독교에 큰 족적을 남기신 한경직 목사님은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좋은 기억, 좋은 사연을 물려주는 가정이라야 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오늘 저는 성경에서 남다른 사연을 간직한 집안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로 고라의 집안입니다.

 

 

 

1. 고라의 삶 조명

 

 

 

 고라가 어떤 사람입니까? ‘가인, 사울, 여로보암, 아나니아 삽비라’ 등과 함께 성경에서 좋지 못한 인물의 한 획을 긋는 사람입니다. 악인의 대명사입니다. 민수기 16장에 보면, 이스라엘백성들이 출애굽을 하여 아직 나라다운 면모를 갖추기 이전, 모든 것이 힘들고 어렵던 시절, 오로지 ‘동심동력’(同心同力) 하여 나라의 기틀을 만들어 가야할 바로 그때에 권력욕을 가지고 당을 지어 모세와 아론에게 반기를 들었던 인물입니다.

 

 “네가 우리를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이끌어내어

광야에서 죽이려 함이 어찌 작은 일이기에

오히려 스스로 우리 위에 왕이 되려 하느냐?”

 

 반역을 일으키며 고라가 모세를 향해 내 뱉은 말입니다. 하나님은 ‘가나안땅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하셨는데, 고라는 ‘자기들이 나온 땅, 곧 애굽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살 길을 열어주시려 하는데 고라는 ‘광야에서 죽을 일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세는 이스라엘백성의 지도자가 되기 싫어 도망치다가 코 꿰어서 일하는 사람이고, 하나님께서 세우신 사람입니다. 그런데 고라의 눈에는 모세가 스스로 왕이 되려는 야망에 불타는 사람으로 보였던가 봅니다. 참 ‘삐딱선’도 이런 삐딱선이 없어요. 고라는 매사가 삐딱하게만 보이는 겁니다. ‘삐딱선의 극치’를 보여주는 사람, 그 사람이 고라였습니다. 결국 주위사람들을 준동(蠢動)하고 부화뇌동(附和雷同)하는 사람 250명을 모아 반란을 일으켰다가 하나님의 준엄한 심판을 받고 말지요. 그로인해 고라는 이스라엘 역사뿐 아니라 면면히 흐르는 구속사에서 씻을 수 없는 오명(汚名)을 남긴 인물이 되었습니다.

 이 고라의 후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옛날에는 반역죄는 ‘친가, 처가, 외가’ 삼족을 멸했습니다. 그리고 연좌제가 있어서 그 후손들은 친가는 4대 처가는 3대 외가는 2대까지 벼슬자리가 막힙니다. 두고두고 ‘역적의 집안’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만 했습니다. 도대체 반역자 고라의 자손은 그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2. 고라후손의 삶 조명

 

 

 

 오늘 본문을 자세히 읽어보면 그 답을 알 수 있습니다. 32~33절을 볼까요?

 

 솔로몬이 예루살렘에서 여호와의 성전을 세울 때까지 그들이 회막 앞에서 찬송하는 일을 행하되 그 계열대로 직무를 행하였더라 직무를 행하는 자와 그의 아들들은 이러하니 그핫의 자손 중에 헤만은 찬송하는 자라 그는 요엘의 아들이요 요엘은 사무엘의 아들이요...

 

 오늘 본문에 나오는 족보의 주인공은 헤만이라는 사람입니다. 헤만은 이스라엘의 최고 전성기였던 다윗 왕 때 성막에서 예배를 드릴 때 찬양대 지휘자였습니다. 당시 전국에 하나밖에 없는 찬양대의 지휘자였으니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었습니다. 거기다가 통례적으로 성경에서 인물을 소개할 때 윗대 2대까지 언급합니다만 이 사람은 무려 22명의 조상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상당한 인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의 족보를 쭉 읽어가다 보면 눈길을 사로잡는 곳이 두 군데 있습니다. 33절과 27절입니다. 먼저 33절을 보시면 헤만의 아버지가 ‘요엘’이었고, 할아버지가 그 유명한 ‘사무엘’이었습니다. 대단한 집안이지요. 역시 좋은 뿌리에서 좋은 가지가 나온다는 생각이 들 법합니다만 37절에 가면 그 생각이 여지없이 깨어집니다. 37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스바냐는 다핫의 아들이요 다핫은 앗실의 아들이요

앗실은 에비아삽의 앋르이요 에비아삽은 고라의 아들이요(37절)

 

 헤만이 누구의 자손이라고 나옵니까? 예! 바로 그 악인의 대명사, 이스라엘 역사에서 반역자란 치욕적인 오명을 남긴 바로 그 고라입니다. 반역의 주동자 고라의 집안은 끝나지 않고 그 후손 중에 사무엘이 나오고 그 후손 중에 헤만 같은 사람이 나왔던 것입니다. 놀라운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역대상 9장 17절을 보면 성전문지기로 일했던 살룸과 그의 형제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들 또한 고라의 자손이었습니다. 성전보물 지키는 일을 아무한테나 맡길 수 있습니까? 가장 확실하고 믿을만하고 충성스러운 사람에게 맡기지 않습니까? 반역자의 피가 흐르는 집안에서 그토록 충성스럽고 믿을만한 사람들이 나왔다는 이 믿기지 않는 사실, 이것이 고라의 후손들의 이야기입니다.

 

 모름지기 나라의 기풍(氣風)이나 사회풍토(風土), 집안가풍(家風)이라는 것은 잘 바뀌지 않습니다. 고라의 핏속에는 권위에 항거하고, 당을 짓고, 반역을 일삼는 기질의 피가 들어있습니다. 그런데 그 후손들은 찬송하는 사람, 너무 믿을만해서 성전보물을 지키는 문지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전혀 다른 기질의 사람들입니다. 그 피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고라가 물려준 집안의 사연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부끄러움과 욕된 사연’이었습니다. 그런데 후손들은 보란 듯이 그것을 극복하여 살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치욕적인 사연을 물려받은 사람들이 이토록 아름다운 사연을 남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된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3. 치욕적인 사연을 물려받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사연을 남길 수 있었던 이유

 

 

 

 첫 번째는 당연히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고라의 집안을 발본색원(拔本塞源) 하여 처단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다시금 기회를 주셨지요. 여러분, 우리 하나님은 다시 기회를 주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을 붙들면 어떤 누구라도, 어떤 집안이라도 패자부활전이 가능합니다. 베드로를 보십시오. 주님을 부인하는 정도가 아니라 저주하지 않습니까? 그래도 두 번째 기회를 주셨습니다. 삼손을 보십시오. 사명을 망각하고 여인네 치마폭에 놀아나다 실패한 사사의 대명사가 되었지만 그래도 다시 머리카락이 자라나서 마지막에 크게 쓰임 받지 않습니까? 두 번째 기회를 주셨습니다. 고라가 비록 반역자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그 집안에 다시금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을 붙들면 어떤 실패와 좌절을 맛보았더라도 두 번째 기회를 주신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십시오.

 

 그런데 이 두 번째 기회는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는 오지 않습니다. 내 편에서 기울여야 할 노력이 있는 것입니다. 고라의 후손들이 기울인 노력이 틀림없이 있었다는 말입니다. 그 노력은 다름 아닌 기도와 찬송이었습니다.

 시편을 보면 놀랍게도 반역자 고라의 자손들이 남긴 시들이 여러 편 들어있습니다. 42~49편(8편), 84편, 85편, 87편, 88편, 총 12편이나 있습니다. 시편은 모두 노래아닙니까? 요즘으로 말하면 찬송가요 복음송가요, 찬양곡입니다. 고라자손들이 찬송하며 살았다는 말입니다.

 시편 42편 5절 같은 데를 보면, 고라자손들이 감당하기 힘든 인생의 질곡을 이겨내기 위해 몸부림치며 고백하였던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가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 42:5)

 

(찬양)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망하느냐~

네가 어찌하여 불안하는가~

너는 너의 하나님을 바라라~”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것이 찬양의 능력, 찬송의 능력입니다. 고라자손들은 비록 그 조상 고라가 씻을 수 없는 치욕을 물려주고, 반역자의 피를 물려주었지만, 다시금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만을 바라면서, 그 아픔과 부끄러움, 그 깊은 절망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처절한 기도를 곡조를 붙여 부르며 이겨냈던 것입니다. ‘저 놈은 역적의 자식이야~! 저 집안사람들에게는 일꺼리 주면 안 돼! 함께 어울려서도 안 돼!’ ‘반역자의 집안, 안 될 집안!’ 주변에서 모멸 찬 정죄와 부정의 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피를 토하는 노래를 하는 것입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망하느냐 네가 어찌하여 불안하는가 너는 너의 하나님을 바라라”

 여러분, 찬송하는 사람은 꺾을 수 없어요. 이길 수 없어요. 찬송으로 기도하는 사람은요 세상이 감당치 못할 사람입니다. 반드시 하나님께서 일으키십니다. 내가 좋아서 불렀던 찬송이 어느새 나를 이끌어 갑니다. 입술로 부렀던 찬송이 가슴을 울리고 혈관을 타고 온 몸 구석구석까지 흘러가게 되면 뇌파(腦波)가 바뀝니다. 부정의 뇌파에서 초긍정의 뇌파로 바뀝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감응(感應)이 일어납니다. 결국 찬송이 인생이 되고 기도가 현실이 되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찬송하십시오.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위로를 줍니다. 원망으로 흐르지 않도록 방향을 잡아줍니다.

찬송하십시오. 낙담 속에 있는 주변사람들이 은혜 받고 일어서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찬송하십시오. 내속에 은혜가 흘러들어와 내가 변하고 내 집안이 변하고 은혜와 감사의 사연으로 바뀌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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