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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사기강해16 위험한 곡예를 일삼는 삼손 
본문 사사기 14:1~18(구약 383) 
날짜 2016-08-07 
설교자 전용표 목사 

  앞에서 가는 승용차가 자꾸 중앙선을 넘어갑니다. 속도도 빨랐다 느렸다 합니다. 사고 날 것 같습니다. 제가 경적을 안 울리는 사람인데, 어쩔 수 없이 ‘빵빵’하고 경적을 울려주었습니다. 나중에 옆으로 지나가면서 보니까 운전자는 휴대폰을 열심히 누르고 있고, 옆에 앉은 부인은 ‘왜 경적을 우리냐 기분 나쁘다’는 식으로 저를 쳐다보더라고요. 삼손을 살펴볼 것인데, 삼손이 마치 이와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부르시고 성령을 부어주셨는데도 불구하고, 삼손은 계속 비틀거립니다. 위험한 경계선을 넘나듭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런 삼손의 뒤편에서 그 위태로움을 바라보시면서도 조금만 기회가 생기면 삼손을 통해서 일을 하시는 것입니다.

 

 

 

 

1. 하나님의 영이 임하는 삼손

 

 

 

 사사기의 마지막을 장식한 사사는 삼손입니다. 가장 유명한 사사이며 가장 드라마틱한 인생을 산 사사입니다. 삼손은 작은 태양이란 뜻입니다. 아마 캄캄한 세상을 밝히는 빛과 같은 존재가 되라는 뜻으로 그렇게 지어준 것 같습니다. 삼손은 나실인입니다. ‘나실’이란 말은 우리 말이 아니라 ‘바쳐진 자, 헌신된 자, 구별된 자’라는 뜻을 가진 히브리말입니다. 하나님의 사자가 삼손의 부모에게 나타나 아들을 낳을 것인데 나실인으로 키워야 한다고 명령을 합니다. 나실인은 세 가지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첫째는 포도주와 독주(毒酒)를 마시면 안 되고 부정한 것을 먹어도 안 됩니다. 두 번째는 시체에 접촉하면 안 됩니다. 사람의 시체든 동물의 시체든 안 됩니다. 세 번째는 머리를 깎아서는 안 됩니다. 사사기를 보면 사사들 중 나실인으로 살라는 명령을 받은 사사는 삼손이 유일합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삼손에게만 나실인으로 살라고 요구하셨겠습니까? 삼손이 살았던 시대 때문입니다. 삼손의 시대는 사사시대 말기(末期)였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가나안 족속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영적인 지도자들조차도 사명을 특권으로 삼았으며 대적과 싸우기보다는 동족을 대적삼아 싸우는 등 전혀 구별됨이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모두가 자기 눈에 좋은 대로 사는 세상이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구별을 요구하신 것입니다. 구별되게 사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만 구별되게 살 때 하나님의 능력이 강하게 역사하십니다.

 

 13장 25절을 보면 ‘소라와 에스다올 사이 마하네단에서 여호와의 영이 그를 움직이기 시작하셨더라’고 나옵니다. 삼손이 장성(長成)하자 여호와의 영이 삼손에게 임하셔서 삼손을 통해 일하시기 시작하셨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의 영이 임하시고 은혜를 받게 되면 교회가 좋아져서 교회를 찾는다든지 아니면 세상 사람보다는 믿음의 식구가 좋아서 믿는 사람들과 교제하러 찾아간다든지 할 것인데 삼손은 오히려 이방인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그것도 이스라엘을 40년간이나 착취(搾取)하고 있던 블레셋 여인과 결혼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1,2절을 봅시다.

 

 삼손이 딤나에 내려가서 거기서 블레셋 사람의 딸들 중에서 한 여자를 보고 올라와서 자기 부모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가 딤나에서 블레셋 사람의 딸들 중에서 한 여자를 보았사오니 이제 그를 맞이하여 내 아내로 삼게 하소서 하매(1,2)

 

 단순히 보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입니다만 삼손의 시대를 보면 왜 삼손이 이럴 수밖에 없었는가가 이해됩니다. 원래대로라면 사사로 세워진 사람에게 여호와의 영이 임하시면 사람들이 몰려들어야 정상입니다. 그렇게 모여든 사람들이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을 중심으로 싸워서 대적을 물리치고 하나님 나라를 회복하는 역사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렇지만 삼손의 시대는 영적으로 얼마나 식어버리고 타락했던지 한 사람도 모이지 않았습니다. 모두들 자기 눈에 좋은 대로 사는 것에 바쁘고 또 영적인 패배감에 깊이 젖어 있어서 하나님이 보내신 사람이 나타났는데도 아무도 협력하지 않았습니다. 은혜의 시대와 은혜가 사라진 시대의 차이점이 이것입니다. 은혜의 시대는 누가 은혜 받으면 그저 부러워서 나도 은혜 받으려고 애가 탑니다. 다른 것을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 많이 하는 것을 질투하고, 은혜 받는 것을 질투합니다. 거룩한 것,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에 질투심이 발동(發動)합니다. 그래서 함께 타오릅니다. 하지만 은혜가 사라진 시대에는 누가 은혜 받든 말든, 은사를 받든 말든, 기도를 하든 말든 아무 관심 없습니다. 영적으로 완전히 무지(無知)한 시대가 되어서 성령을 받고 은혜를 받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하나님 손에 붙들려 쓰임 받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모릅니다.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살아갑니다. 은혜 받았던 사람도 식어지게 만듭니다. 함께 냉랭해지는 시대, 삼손의 시대가 이런 시대였습니다.

 시대가 이러면 믿음으로 사는 것이 정말 외롭습니다. 은혜의 시대에는 그래도 은혜 받은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어서 함께 교제하고 더 은혜받기 위해서 함께 기도도 하고는 하지만 영적인 암흑시대가 되면 은혜 받아서 속에 불이 타오르는 사람을 주변 사람들이 이해하지를 못합니다. 그러나 그럴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은혜 받은 한 사람을 통해서도 일을 하시는 분입니다. 4절을 보십시오. 삼손이 이렇게 하는 이면에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 때에 블레셋 사람이 이스라엘을 다스린 까닭에 삼손이 틈을 타서 블레셋 사람을 치려함이었으나

그의 부모는 이 일이 여호와께로부터 나온 것인 줄은 알지 못하였더라(4)

 

 

 

 

2. 놀라운 체험을 주시는 하나님

 

 

 

 결국 삼손은 경건했던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블레셋 여인과 결혼하는 전략을 들고서 혈혈단신(孑孑單身)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블레셋여인과의 결혼을 어떤 식으로 이용해서 블레셋을 치려고 했는지 구체적인 것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정공법이 아닌 변칙작전으로 덤벼든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때 하나님께서 삼손에게 놀라운 체험을 주십니다. 사자를 맨 손으로 찢어 죽인 체험입니다. 5,6절을 봅시다.

 

 삼손이 그의 부모와 함께 딤나에 내려가 딤나의 포도원에 이른즉 젊은 사자가 그를 보고 소리 지르는지라 여호와의 영이 삼손에게 강하게 임하니 그가 손에 아무것도 없이 그 사자를 염소 새끼를 찢는 것 같이 찢었으나 그는 자기가 행한 일을 부모에게 알리지 아니하였더라(5,6)

 

 삼손이 결혼을 준비하러 딤나로 내려가는 중 한 포도원 근처에 이르렀을 때 젊은 사자가 삼손을 향해 으르렁 거리며 위협을 가해 온 것입니다. 저는 으르렁 거리는 사자를 바로 옆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철장 속에 갇힌 사자였습니다만 그 소리가 산을 울릴 정도였고 무시무시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삼손은 하나님의 영이 강하게 임하면서 굉장한 힘이 솟구쳐 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자에 대한 두려움이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순간 사자에게 덤벼들어 맨손으로 사자를 찢어버렸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삼손에게 주시는 격려이자 확신이었습니다. 사자는 가나안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블레셋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블레셋이 사자처럼 강한 나라라 할지라도 삼손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나실인으로서 철저히 구별되게 살면 블레셋도 능히 이길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신 것입니다.

 대구동부교회를 담임하셨던 김덕신목사님은 영남 일대에 큰 영적스승이셨습니다. 이 분의 목회는 오로지 말씀을 잘 준비해서 성도들에게 좋은 꼴을 먹이는 것에 최선을 다한 말씀목회였습니다. 그 일에 타협이 없었습니다. 말씀을 연구하고 준비하는 일에 푹 빠져 사시면서 다른 잡다한 것에는 일체 눈길을 주지 않고 마음을 빼앗기지 않았습니다. 유명한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사모님께서 바깥 볼 일이 있으셔서 목사님께 어린 아이를 맡겨두고 나가셨는데, 목사님은 아이 보는 일에 시간 빼앗기는 것이 너무 아까워서 줄로 아이를 묶어서 멀리 가지 못하도록 하시고는 책을 보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말씀목회라는 것을 목회의 본질로 삼고 거기서 타협하지 않고 나가셨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 분을 통해 지역에 목마른 영혼들을 먹이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분이 은퇴하시고 후임 목사님을 모셨는데, 조금의 색깔은 다르지만 말씀 일념이라는 본질에서는 너무나 똑같은 분이 오셨습니다. 김서택목사님이십니다. 이 분은 또한 소외 통한다는 갖은 방법들이 있어도 손을 대지 않고 오로지 말씀을 제대로 전하는 방법만 쓰십니다만 교회가 나날이 성장해 가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점 한 가지는 대형교회들이 세대교체에 실패하여 잡음이 많은 시대지만 그 교회는 어떠한 잡음도 없다는 점입니다.

 본질을 추구하고 하나님 앞에서 구별됨을 지켜나갈 때 하나님께서는 틀림없이 복을 주십니다. 특별한 은혜로써 함께 해주십니다.

 

 

 

 

3. 위험한 곡예에 뛰어드는 삼손

 

 

 

 하나님께서 성령을 부어주시고 은혜를 주시는 데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한 가지는 그 에너지를 밖으로 쓰라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그 에너지를 안으로 쓰라는 것입니다. 밖으로 쓴다는 것은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은혜를 받으면 이런 일을 하고 싶어집니다. 괜히 도와드릴 일 없습니까하고 당번도 아닌데 봉사할 거리를 달라고 합니다. 안으로 쓴다는 것은 내면을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답게 가꾸어 가는 것입니다. 보통의 경우 이것을 소홀히 하기 쉽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대부분 넘어진다는 사실입니다. 밖에서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주님의 일을 감당하고 왔는데, 그만 들어와서는 순간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버럭 화를 냄으로써 은혜를 다 쏟아버리고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삼손이 그러하였습니다. 삼손은 두 가지 측면에서 하나님이 주신 영적 에너지를 안으로 쓰는 것에 실패합니다. 그 첫 번째는 사자 몸에 있던 꿀을 따 먹은 것이고, 두 번째는 그 일을 수수께끼에 사용한 것입니다.

 얼마 후 삼손은 이제 그 여자와 정식으로 결혼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딤나로 내려갑니다. 지난번에는 약혼 내지 상견례를 위해 간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결혼예식을 올리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때 삼손은 자기가 죽인 사자가 어떻게 되었는지 보고 싶어졌습니다. 놀랍게도 죽은 사자의 몸에 벌들이 집을 지어놓았고 거기에는 꿀이 가득 있었습니다. 8절입니다.

 

 얼마 후에 삼손이 그 여자를 맞이하려고 다시 가다가 돌이켜

그 사자의 주검을 본즉 사자의 몸에 벌 떼와 꿀이 있는지라(8)

 

 원래 벌은 죽은 시체에 집을 짓지 않는데 죽은 사자 주검에 집을 지었다는 것은 뭔가 암시하는 바가 있는 장면입니다. 삼손은 그 특이한 장면을 보고는 호기심이 생겨서 더 가까이 갑니다. 그리고는 사자의 주검에 있던 꿀을 따서는 한 입 먹습니다. 단 것이 많지 않던 시절에 꿀보다 단 게 어디있겠습니까? 그야말로 꿀맛입니다. 누구에게도 줍니까? 9절에 보니 그의 부모에게도 줘서 먹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꿀이 어디서 났는지는 알리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야단 맞을까봐 그랬습니다. 꿀을 먹는 것이 죄는 아닙니다. 그런데 이 꿀이 어디에서 난 것입니까? 죽은 사자의 몸에서 난 것입니다. 꿀을 따기 위해서 사자의 주검과 접촉을 해야만 합니다. 거기다가 이 꿀은 먹어도 되는 꿀이 아니라 시체에서 딴 꿀로서 부정한 음식, 곧 나실인이 먹으면 안 되는 꿀입니다. 결국 달콤한 꿀의 유혹 때문에 나실인의 서약 두 가지를 깨뜨린 것입니다. 신실한 그 부모가 가만있었겠습니까? 그러니 삼손이 꿀의 출처를 비밀로 한 것입니다. 그렇게 볼 때 삼손은 자신의 행동이 잘못임을 몰랐습니까, 알았습니까? 알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삼손이 부모의 눈은 의식하면서 하나님의 눈은 의식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삼손이 하나님이 은혜 주셨을 때 그 은혜를 가지고 자신의 내면을 변화시켜 나가는 일에 실패한 첫 번째 경우입니다.

 

※ 예배 후 학사보고로 인해 설교를 다 하지 못하고 여기까지 하고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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